장작가의 창작소설

WRITERJANG

소박한 글쓰기

러브라인 3

포에버 21 <54회> - 피의자 신분으로 취조를 받는 손중선

23장: 닮은꼴 취조실엔 조형사와 양형사가 번갈아 들어가며 손중선을 취조했지만 시원한 진술을 받아내지 못했다. 사건 정황과 증거물들을 거론하며 당신이 범인일 수밖에 없다고 위협도 해봤지만 손중선은 낯빛 하나 변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텼다. 이번엔 반장이 들어가 직접 신문했다. 반장이 조용히 얘기를 꺼냈다. "우리 다시 차분하게 얘기해 봅시다. 그 날 당신은 연구실에서 뭘 하고 있었소?" "연구원이 연구실에서 뭘 하겠어요? '포에버 21' 때문에 정신이 없어 그동안 못한 다른 작업을 좀 했어요." "정박사가 그 날 야근한다는 건 알고 있었소?" "그야 당연하죠. 팀장이 야근을 하는데 그걸 모르는 연구원이 어디 있습니까?" "좋아요. 그럼 당신은 몇 시에 퇴근했소?" "새벽 1시쯤이었어요. 교수님하고 같이 퇴..

장편/포에버 21 2023.02.14

포에버 21 <53회> - 용산모임 수사에서 감을 잡은 정형사

동찬은 고개를 차 안으로 반쯤 들이밀고는 왼손으로 그녀의 손을 붙잡고 오른손으론 그녀의 허리를 감았다. 간편한 활동복 차림 속에 감춰진 그녀의 가냘픈 허리의 탄력이 동찬의 손가락 끝 말초신경으로 느껴졌다. 몇 번 대면해보지 않았지만 여느 여자 경찰들과 달리 정형사가 평소 얌전하고 다소곳한 매력을 가진 인물이란건 느낄 수 있었지만 이렇게 여성으로서의 매력을 느끼진 못했었다. 동찬은 천천히 양손에 힘을 주어 그녀를 일으키려고 시도해봤다. 그러나 자세가 불안해선지 그녀를 쉽게 일으켜 세우지는 못했다. 할 수 없이 동찬은 차 안으로 고개를 더욱 깊숙히 들이밀고 다시 시도해봤다. 이번엔 상체까지도 절반 정도는 차 안으로 들어갔다. 두 사람의 얼굴이 닿을랑말랑한 거리까지 근접했다. 야릇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었다...

장편/포에버 21 2023.02.12

포에버 21 <14회> -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돼버린 프로젝트

동찬이 소장실 문을 거칠게 열고 밖으로 나갔다. '꽝' 하고 문닫는 소리가 귀청을 때렸다. 바로 그때, 동찬은 미모의 아가씨와 문밖에서 마주쳤다. 너무도 갑작스럽게 맞닥뜨렸기 때문에 두 사람의 시선이 순간 상대방의 눈동자에 고정됐다. 정형사는 사내가 화를 내며 문을 박차고 나오자 마치 자기가 남의 말을 엿듣다 들킨 사람처럼 당황스러웠다. 동찬은 자신의 흥분한 모습을 누군가 지켜보고 있었다는 생각에 무안해졌다. 동찬이 먼저 정신을 수습했다. 그냥 모른 체 하고 가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미모였다. 노총각 동찬의 끼가 발휘되는 순간이다. 동찬은 배시시 웃으며 한마디 던졌다. "지금은 취재하기 어려울 거요. 소장은 지금 상태가 별로예요." "상관없어요." 정형사의 좀 쌀쌀맞은 대답이었다. 속으론, 벌써 기자들이 ..

장편/포에버 21 2023.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