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가의 창작소설

WRITERJANG

소박한 글쓰기

자작 창작 4

포에버 21 <15회> - 피해자 가족과의 만남, 그리고 수사

인기척이 나자 손박사는 지그시 감고 있던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문쪽으로 돌려 힐끗 바라보더니 낯선 인물임을 발견하자 적잖이 놀란 표정이었다. 그는 동찬이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젊어보였다. "누구시죠?" 손박사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아, 미안합니다. 경찰입니다. 손중선 박사시죠, 수석연구원으로 계시는?" 동찬은 먼저 상대방의 이름을 불러 확인하는 절차를 밟았다. 물론 기선을 제압하려는 의도였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던가? 자기가 누군가에게 노출돼 있다고 생각하면 그 상대를 쉽게 대하진 못한다는 아주 단순하지만 그럴듯한 논리였다. 경찰이라고 신분을 밝힌 자가 자기 이름을 부르자 손박사는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 "아, 예...... 그런데 오전에 이미 조사가 끝난 거로 알고 있는데........

장편/포에버 21 2023.01.10

포에버 21 <14회> -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돼버린 프로젝트

동찬이 소장실 문을 거칠게 열고 밖으로 나갔다. '꽝' 하고 문닫는 소리가 귀청을 때렸다. 바로 그때, 동찬은 미모의 아가씨와 문밖에서 마주쳤다. 너무도 갑작스럽게 맞닥뜨렸기 때문에 두 사람의 시선이 순간 상대방의 눈동자에 고정됐다. 정형사는 사내가 화를 내며 문을 박차고 나오자 마치 자기가 남의 말을 엿듣다 들킨 사람처럼 당황스러웠다. 동찬은 자신의 흥분한 모습을 누군가 지켜보고 있었다는 생각에 무안해졌다. 동찬이 먼저 정신을 수습했다. 그냥 모른 체 하고 가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미모였다. 노총각 동찬의 끼가 발휘되는 순간이다. 동찬은 배시시 웃으며 한마디 던졌다. "지금은 취재하기 어려울 거요. 소장은 지금 상태가 별로예요." "상관없어요." 정형사의 좀 쌀쌀맞은 대답이었다. 속으론, 벌써 기자들이 ..

장편/포에버 21 2023.01.10

포에버 21 <13회> - 21세기 정보통신 국가 경제발전 계획

소장이 차분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개요는 이겁니다. 정부는 2천년을 기점으로 3단계 발전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즉 정보통신분야의 활성화시기를 2천년 이후로 보고 이를 전후로 나눠 준비단계와 실행단계, 그리고 이를 통해 오는 21세기엔 튼튼한 경제발전의 초석을 다진다는 발전단계를 계획했습니다. 벌써 시작됐지만 곧 정보통신의 세계적인 범람이 예견되고 이로인한 혼란도 예상됩니다. 이를 하나로 묶어낼 획기적인 프로그램이 절실한 시기가 반드시 옵니다. 정부의 생각은 이러한 정보통신의 범람을 역으로 활용해 국가발전의 호기로 삼자는 얘기죠." 소장의 장황설이 시작됐다. 동찬은 필요한 내용만 요약했다. "그럼 정부 지침서라든지 공문 같은 것을 좀 볼 수 있을까요?" 소장이 잠시 머뭇거렸지만 이내 결심한 듯 자리에서..

장편/포에버 21 2023.01.10

포에버 21 <12회> - 살인사건 보다 더 중요한 국가 프로젝트

5장: 출동 동찬은 경찰청 주차장 한쪽 구석에 주차해 놓은 차를 가지러 갔다. 무려 2년 동안이나 그대로 세워놓았는데 시동이나 제대로 걸릴지 궁금했다. 역시 먼지가 잔뜩 쌓여 있었다. 벽에 붙어있는 쪽은 그런데로 멀쩡했는데 중앙으로 노출된 쪽은 여기저기 긁힌 자국이 많았다. 다른 차들이 드나들면서 낸 상처가 분명했다. 그래도 2년 동안에 이 정도 상처면 감지덕지라고 생각하면서 원격시동 리모트컨트롤 1번 스위치를 눌렀다. '삑삑' 소리를 내면서 도어잠금장치가 풀렸다. 다행히도 배터리는 멀쩡한 모양이었다. 2번 시동스위치를 눌렀다. 트렁크를 열고 먼지떨이를 꺼내 들었다. 차 윗 부분부터 먼지를 털어나갔다. 앞 유리, 보닛, 운전석 쪽 창과 문짝을 순서대로 털어내면서 초읽기를 시작했다. "십, 구, 팔, 칠,..

장편/포에버 21 2023.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