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가의 창작소설

WRITERJANG

소박한 글쓰기

살인사건 4

포에버 21 <12회> - 살인사건 보다 더 중요한 국가 프로젝트

5장: 출동 동찬은 경찰청 주차장 한쪽 구석에 주차해 놓은 차를 가지러 갔다. 무려 2년 동안이나 그대로 세워놓았는데 시동이나 제대로 걸릴지 궁금했다. 역시 먼지가 잔뜩 쌓여 있었다. 벽에 붙어있는 쪽은 그런데로 멀쩡했는데 중앙으로 노출된 쪽은 여기저기 긁힌 자국이 많았다. 다른 차들이 드나들면서 낸 상처가 분명했다. 그래도 2년 동안에 이 정도 상처면 감지덕지라고 생각하면서 원격시동 리모트컨트롤 1번 스위치를 눌렀다. '삑삑' 소리를 내면서 도어잠금장치가 풀렸다. 다행히도 배터리는 멀쩡한 모양이었다. 2번 시동스위치를 눌렀다. 트렁크를 열고 먼지떨이를 꺼내 들었다. 차 윗 부분부터 먼지를 털어나갔다. 앞 유리, 보닛, 운전석 쪽 창과 문짝을 순서대로 털어내면서 초읽기를 시작했다. "십, 구, 팔, 칠,..

장편/포에버 21 2023.01.09

포에버 21 <5회> - 살인사건 보다 더 중요한 국책 프로그램

노반장은 언젠가는 최소한 한 번쯤 새벽에 일찍 일어나 마누라에게 멀쩡한 두부를 안겨줘야겠다는 생각을 늘상 하지만 좀처럼 현실은 마음 같지만은 않았다. 그도 그렇지만 아마 멀쩡한 두부를 사다주면 마누라는 또 잔소리를 늘어놓을게 분명했다. 멀쩡한 놈이나 조금 깨진거나 두부이긴 다 마찬가진데 쓸데없이 돈만 비싸게 주고 사왔다고. "아니지, 지금 쓸데없는 일로 기운 뺄 때가 아냐. 자네들은 어젯밤에 관내에서 살인사건 난 거 알고들 있나?" "수성그룹 연구소 박사 살인사건 말씀이시죠?" 정나리 형사가 눈치빠르게 대답했다. 역시 그녀의 눈치 하나는 천부적으로 타고 난 것인가 보다. "그래. 그런데 문제는 박사도 박사지만 그가 연구했던 프로그램 칩인가 뭔가가 문제라나?" 서장이 뭐라고 말하긴 했는데, 아까는 워낙 정..

장편/포에버 21 2023.01.06

포에버 21 <4회> - 살인사건에 혼란스러운 강력계의 아침

노반장은 뭐 준비할 것 없나, 생각하며 고개를 돌려 사무실을 한 번 휘 둘러봤지만 선뜻 짚이는 게 없었다. 이럴 땐 숙직 형사라도 있어야 뭔가 알아보기나 할 텐데, 지금은 아무 도움도 받을 수가 없었다. 어제 숙직이 아마도 양형사였을 거라 생각하며 맨 끄트머리에 있는 그의 자리로 가 봤지만 숙직일지 같은 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들고 나갔는가 보다. 아마도 사건사고 현황을 파악하러 상황실에 갔을 터였다. 할 수 없이 불안한 마음을 안고 서장실로 올라갔다. 3층 복도 끝에 있는 서장실이 평소와는 달리 아주 가깝게 느껴졌다. 마음으론 서장과 빨리 부딪히고 싶지 않은데 두 발은 바쁘기만 하다. 공직생활에서 단련된 두 다리가 제 스스로 윗사람의 호출을 알아보는가 보다. 17년 동안 서장실에 올라와 본 기억은 ..

장편/포에버 21 2023.01.05

포에버 21 <2회> - 괴한 침입으로 얼룩진 연구실

정박사는 정신을 수습할 수 없었던지 창가를 마냥 서성거렸다. 한참을 그러다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다시 책상으로 돌아와 앉았다. 그는 다시 본래의 침착한 모습으로 돌아갔다. 모니터를 바라보며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마우스로 아이콘 하나를 클릭했다. 컴퓨터 본체에 설치된 모뎀에서 다이얼톤이 카랑카랑하게 들려왔다. 연결음이 울렸다. 왼손으로 모니터 상단에 달린 카메라를 켜고 렌즈 위치를 조절했다. 화상통신을 하려는 모양이었다. '무슨 말부터 해야할까? 그에게 물어본들 무슨 뾰족한 수가 있겠는가?' 심한 갈증이 목구멍을 타고 올라왔다. 자타가 공인하는 그 좋은 머리도 점점 둔해져만 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굿 모닝' 하며 혀 꼬부라진 외마디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곧이어 화면이 깜빡거리더..

장편/포에버 21 2023.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