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가의 창작소설

WRITERJANG

소박한 글쓰기

자작추리 4

포에버 21 <53회> - 용산모임 수사에서 감을 잡은 정형사

동찬은 고개를 차 안으로 반쯤 들이밀고는 왼손으로 그녀의 손을 붙잡고 오른손으론 그녀의 허리를 감았다. 간편한 활동복 차림 속에 감춰진 그녀의 가냘픈 허리의 탄력이 동찬의 손가락 끝 말초신경으로 느껴졌다. 몇 번 대면해보지 않았지만 여느 여자 경찰들과 달리 정형사가 평소 얌전하고 다소곳한 매력을 가진 인물이란건 느낄 수 있었지만 이렇게 여성으로서의 매력을 느끼진 못했었다. 동찬은 천천히 양손에 힘을 주어 그녀를 일으키려고 시도해봤다. 그러나 자세가 불안해선지 그녀를 쉽게 일으켜 세우지는 못했다. 할 수 없이 동찬은 차 안으로 고개를 더욱 깊숙히 들이밀고 다시 시도해봤다. 이번엔 상체까지도 절반 정도는 차 안으로 들어갔다. 두 사람의 얼굴이 닿을랑말랑한 거리까지 근접했다. 야릇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었다...

장편/포에버 21 2023.02.12

포에버 21 <47회> - 이름 조회로 정박사 옛 연인 찾기

노트북 컴퓨터를 경찰청 전산자료실 메인서버에 연결했다. 새벽 이른 시간이라 연결이 꽤 빨랐다. 인물 검색 프로그램을 불러냈다. 검색 메뉴에서 이름란에 오혜진을 타이핑해 넣고 성별란에 여자, 생년월일란엔 1963년 12월 5일을 순서대로 타이핑했다. 생년월일과 이름이 같은 오혜진이란 여자는 1백23명이었다. 그 중에 주소지가 서울인 사람을 골라냈더니 모두 45명이었고, 그 중 본적이 홍천군 내촌면인 사람이 4명이었다. 범위를 꽤 좁힌 셈이다. 그러나 동찬은 이 4명 중에 정박사의 옛애인 오혜진이 없다면 헛수고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주소지와 본적지는 어디까지나 그의 짐작일 뿐이니까. 더 확실한 방법은 그녀의 동생이라는 오남수와의 공통분모를 찾는 것이었다. 그런데 오남수가 일곱 살에 양자로 갔다면 아무런 연..

장편/포에버 21 2023.02.02

포에버 21 <46회> - 조형사를 울컥하게 한 고아원 식사 풍경

"아이 엄마에 관한 내용은 기록이 안 돼있군요?" "여기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습니다. 부모는 바로 저하고 선생님들이죠." "그렇겠군요. 그러면 손중선, 아니 김경호씨 하고 이 아이 엄마하고는 남매간이겠군요?" "누나라고 들었어요." "네에." 조형사가 질문이 없자 잠깐동안 적막이 흘렀다. 잠시 후 조형사가 신상명세서를 훑어보다 눈에 들어오는 내용이 있어 원장에게 말을 꺼냈다. "아이가 정상이 아닙니까?" "아니요. 그렇다고 비정상이라고 볼 수는 없죠. 다리만 조금 불편한 정도니까." "아이를 좀 볼 수 있습니까?" "지금은 좀 곤란한데, 저녁 식사 시간이거든요." "그러면 먼 발치에서라도......" "좋습니다. 그럼 저를 따라오세요." 원장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 나갔다. 조형사가 그 뒤를..

장편/포에버 21 2023.02.01

포에버 21 <45회> - 손중선의 조카 주희를 찾아 고아원으로

민원실 현관을 나서면서 조형사는 리스트를 들여다봤다. 너무 막연했다. 이 시간에 이 많은 걸 어떻게 다 조사한단 말인가? 우선 급한대로 전화를 걸어보기로 했다. 손중선이란 이름을 그대로 쓰고 다녔을까? 고아원을 찾은 이유가 그냥 단순하게 봉사활동 수준일까? 아무런 확신이 없었다. 일단 부딪치는 수밖에 없었다. 차에 들어가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우선 가학동에 소재한 고아원부터 전화를 걸었다. 가학동엔 고아원이 한 군데 있었다. 상대편에서 전화를 받았다. "참사랑보육원입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 조형사는 망설였다. "네, 말씀하세요." "실례합니다만 사람을 좀 찾으려고 하는데, 원장님과 통화할 수 있을까요?" "제가 원장입니다만......" "아, 그렇습니까? 다름아니라,..

장편/포에버 21 2023.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