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가의 창작소설

WRITERJANG

소박한 글쓰기

2023/01/05 2

국경의 총성 - 단편소설 -

"삐리리리!" 제임스는 창턱에 걸터앉아 담배를 피우다 말고 전화벨 소리에 화들짝 놀라 책상 위로 고개를 돌렸다. 자기 사무실에 걸려온 전화가 맞는지 의심이 들었다. 방음시설이 미비한 낡은 건물이라 가끔 옆 사무실 전화를 자기 것으로 착각할 때도 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요즘엔 하루 온종일 도통 전화 한 통 걸려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삐리리리!" 두 번째 벨이 울렸다. 그제서야 제임스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고 창턱에서 폴짝 뛰어내렸다. 콧잔등으로 흘러내린 안경을 오른손으로 쓸어올리며 책상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재떨이에 담배를 잽싸게 비벼 껐다. 정말 오랜만에 걸려온 전화였다. 요즘엔 일거리가 별로 없어 매일 한가하게 세월만 죽이고 있었다. LA 바닥에 이민브로커 사무실이 하루에도 수십 개씩 생겨나..

단편 2023.01.05

포에버 21 <4회> - 살인사건에 혼란스러운 강력계의 아침

노반장은 뭐 준비할 것 없나, 생각하며 고개를 돌려 사무실을 한 번 휘 둘러봤지만 선뜻 짚이는 게 없었다. 이럴 땐 숙직 형사라도 있어야 뭔가 알아보기나 할 텐데, 지금은 아무 도움도 받을 수가 없었다. 어제 숙직이 아마도 양형사였을 거라 생각하며 맨 끄트머리에 있는 그의 자리로 가 봤지만 숙직일지 같은 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들고 나갔는가 보다. 아마도 사건사고 현황을 파악하러 상황실에 갔을 터였다. 할 수 없이 불안한 마음을 안고 서장실로 올라갔다. 3층 복도 끝에 있는 서장실이 평소와는 달리 아주 가깝게 느껴졌다. 마음으론 서장과 빨리 부딪히고 싶지 않은데 두 발은 바쁘기만 하다. 공직생활에서 단련된 두 다리가 제 스스로 윗사람의 호출을 알아보는가 보다. 17년 동안 서장실에 올라와 본 기억은 ..

장편/포에버 21 2023.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