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가의 창작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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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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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에버 21 <마지막회> - CD 원본의 행방과 살인사건의 종료

"당신은 아주 오랫동안 정박사를 노렸왔어요. 무려 12년 동안이나." 동찬이 옛날 일을 같이 겪은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회상하듯 얘기했다. "그러던 중 이왕이면 정박사가 가장 큰 성취감을 느낄 때 세상에서 없애버리자고 결심하고 프로그램이 완성되자마자 당신은 계획을 실행에 옮겼지. 컴퓨터에 바이러스를 침투시킨 게 바로 1단계 작업이었고. 정박사의 비참한 모습을 보며 즐기려했던 거였지. 그리고 자연스럽게 정박사를 살해할 좋은 기회를 얻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었지." 동찬이 이젠 손중선을 범인으로 단정짓고 있는 듯 반말조로 일관했다. "그건 말도 안되는 억지일 뿐이예요." "과연 그럴까? 그렇다면 이제 두 번째 CD를 관람할 때가 됐군." 동찬이 CD를 컴퓨터에 넣었다. "이게 뭔지 알아보겠소?" "....

장편/포에버 21 2023.02.14

포에버 21 <59회> - CD 복사과정에서 드러난 습관

26장: 미끼 손중선이 연구소에 도착한 것은 오후 4시가 넘어서였다. 초췌한 얼굴을 하고 정박사 연구실로 들어온 그를 맞은 사람은 동찬과 정형사였다. 동찬이 그에게 먼저 말했다. "이렇게 오라가라 해서 미안합니다." "아니, 뭐 별말씀을......" 손중선이 의아한 눈빛으로 동찬과 정형사를 번갈아가며 쳐다봤다. "그런데 저를 여기로 부르신 이유가......?" "예, 다름아니라 '포에버 21'을 한 부 복사해야할 일이 생겼는데, 저희가 임의로 하기는 좀 뭣해서요. 지금 CD에 좀 담아주실 수 있겠어요? 좀 급한데." 동찬은 말을 하며 공CD 한 장을 손중선에게 내밀었다. 손중선은 여전히 미심쩍은 눈길로 동찬을 바라보며 CD를 받았다. "직접 받아가셔도 되는데......" "아니요, 그럴 순 없죠. 본래 ..

장편/포에버 21 2023.02.14

포에버 21 <58회> - 프로젝트 개발 주체에 대한 진실

두촌면엔 오혜진의 동생 오남수의 호적원본이 없었다. 아니 손중선의 주민등록번호로 오남수의 호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두촌면은 손중선이 출생한 곳이다. 오남수와 손중선이 동일 인물임을 증명하기 위해선 오남수의 호적원본을 찾아내 손중선의 주민등록번호와 대조해 봐야 했다. 동찬은 두촌면 면사무소를 떠나 홍천읍 읍사무소로 왔다. 홍천읍은 정박사와 오혜진이 만나 사랑을 나누던 마을이었다. 그러나 이곳 역시 동찬이 찾으려는 오남수의 호적원본은 없었다. 이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10시 까지는 불과 40분도 채 남지 않았다. 읍사무소 직원은 안타까운 눈빛으로 동찬을 바라보며 말했다. 잠시 후 동찬은 난감해하던 표정을 거두고는 직원에게 말했다. "그럼 제가 다시 한 번 천천히 살펴볼게요." "네? 아 네. 그럼 ..

장편/포에버 21 2023.02.14

포에버 21 <57회> - 지방 면사무소에서 가족관계 조사

상대편이 누군지, 그리고 무슨 말을 했는지 자료를 뒤적이며 건성으로 전화를 받던 정형사의 태도가 갑작스럽게 바뀌며 전화에 집중하는 모습이 책상 너머로 보였다. 정형사는 간단하게 몇 마디 대답을 하더니 이내 전화를 끊었다. 조형사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정형사에게 외쳤다. "정형사! 무슨 전화야?" 정형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반장에게로 다가와 통화내용에 대해 보고했다. "태산 권남우 박산데요, 내일 발표회에 참석할거냐고 묻네요." "아니, 그건 왜?" "글쎄요? 참석할 생각이라니까, 알았다며 바로 전화를 끊는데요." 정형사 얘기를 다 듣고나서 조형사는 권남우 박사를 비웃는 말을 내뱉었다. "참 되게 싱거운 사람이네. 그것 때문에 전활한거야, 이 밤중에?" 반장은 잠시동안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겼다. 정형..

장편/포에버 21 2023.02.14

포에버 21 <56회> - 급 물살을 타는 사건 수사현황

24장: 타임머신 동찬은 오피스텔로 돌아와 데스크탑 컴퓨터를 확인했다. 팩스를 보내기로 한 지방의 관공서에서 보내온 14명의 오혜진과 오남수의 본적을 살펴봤지만, 역시 예상했던대로 그가 찾는 인물은 없었다. 지금까지 조사한 대상 중에 동찬이 찾는 사람이 있었다 해도 사실 제대로 가려낼 방법은 없었다. 오남수가 25년 전에 다른 집에 양자로 입적됐다면 호적도 함께 옮겨갔을 게 분명하기 때문에 그들이 남매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이제 이 방법은 필요가 없게됐다. 동찬은 컴퓨터를 경찰청 전산자료실 메인서버에 연결했다. 모두들 퇴근했을 시간이었다. 역시 이런 시간대엔 언제나 연결이 빨랐다. 다이얼톤이 울리고 신호음이 가고 메인서버의 첫화면이 컴퓨터 모니터에 떴다. 인물 검색란에 들어갔다. 검..

장편/포에버 21 2023.02.14

포에버 21 <55회> - 피의자와 닮은꼴의 주변 사람들

그러나 동찬은 자신의 입술에 더 이상의 움직임을 허락하지 않았다. 지금으로선 여기까지가 자신이 용납할 수 있는 상한선이라고 생각했다. 단지 이대로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냥 지금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 때 정형사가 깨어났다. 마치 마법에서 풀려난 동화속의 공주처럼 그녀는 커다란 눈을 살며시 뜨고 세상에 다시 태어난 사람처럼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었다. 방금 전에 벌어진 상황에 대해선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다만 그녀는 깨어나자마자 입술을 손등으로 살짝 문질렀다. 좀 이상한 느낌을 받은 모양이었다. 그녀는 고개를 창밖으로 돌려 주위를 둘러보며 동찬에게 물었다. "여기가 어디예요?" "이제 피로가 좀 풀렸어요? 여긴 한강고수부지예요." "아니, 여기엔 왜......?" "글쎄요. ..

장편/포에버 21 2023.02.14

포에버 21 <54회> - 피의자 신분으로 취조를 받는 손중선

23장: 닮은꼴 취조실엔 조형사와 양형사가 번갈아 들어가며 손중선을 취조했지만 시원한 진술을 받아내지 못했다. 사건 정황과 증거물들을 거론하며 당신이 범인일 수밖에 없다고 위협도 해봤지만 손중선은 낯빛 하나 변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텼다. 이번엔 반장이 들어가 직접 신문했다. 반장이 조용히 얘기를 꺼냈다. "우리 다시 차분하게 얘기해 봅시다. 그 날 당신은 연구실에서 뭘 하고 있었소?" "연구원이 연구실에서 뭘 하겠어요? '포에버 21' 때문에 정신이 없어 그동안 못한 다른 작업을 좀 했어요." "정박사가 그 날 야근한다는 건 알고 있었소?" "그야 당연하죠. 팀장이 야근을 하는데 그걸 모르는 연구원이 어디 있습니까?" "좋아요. 그럼 당신은 몇 시에 퇴근했소?" "새벽 1시쯤이었어요. 교수님하고 같이 퇴..

장편/포에버 21 2023.02.14

포에버 21 <53회> - 용산모임 수사에서 감을 잡은 정형사

동찬은 고개를 차 안으로 반쯤 들이밀고는 왼손으로 그녀의 손을 붙잡고 오른손으론 그녀의 허리를 감았다. 간편한 활동복 차림 속에 감춰진 그녀의 가냘픈 허리의 탄력이 동찬의 손가락 끝 말초신경으로 느껴졌다. 몇 번 대면해보지 않았지만 여느 여자 경찰들과 달리 정형사가 평소 얌전하고 다소곳한 매력을 가진 인물이란건 느낄 수 있었지만 이렇게 여성으로서의 매력을 느끼진 못했었다. 동찬은 천천히 양손에 힘을 주어 그녀를 일으키려고 시도해봤다. 그러나 자세가 불안해선지 그녀를 쉽게 일으켜 세우지는 못했다. 할 수 없이 동찬은 차 안으로 고개를 더욱 깊숙히 들이밀고 다시 시도해봤다. 이번엔 상체까지도 절반 정도는 차 안으로 들어갔다. 두 사람의 얼굴이 닿을랑말랑한 거리까지 근접했다. 야릇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었다...

장편/포에버 21 2023.02.12

포에버 21 <52회> - 괴한들이 일으킨 고의적인 충돌사고

"아 맞다. 용산모임은 이익단체가 아니지요?" "사실은......욕심이 생기긴 했는데, 회장님과 제가 용산모임의 간부라 맘대로 그런 짓을 할 수가 없었어요. 그게 어떻게 저희에게 보내졌는지 이유를 알 수도 없었고. 그런 고민에 빠져있는 중에 CD를 빼앗겨버린 거예요. 이젠 어떻게 해볼 수도 없게 됐어요?" "CD가 배달되고 난 뒤 강탈당하기까지 삼일이 걸렸는데 그 사이에 프로그램을 만지거나 본 사람이 또 없었나요?" "제가 알기론 없었어요. 회장님이 보관하고 계셨는데 모임 사무실 회장님 책상에 넣은 뒤 꺼내는 걸 보지 못했거든요. 전체회의 안건으로 올릴까도 생각해봤지만 그렇게 되면 얘기가 밖으로 새나가게 될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어요." "그럼 잃어버리고 난 뒤에 신고하셨는데, 다른 사람들도 ..

장편/포에버 21 2023.02.12

포에버 21 <51회> - 미완성 프로젝트를 수정하는 용산모임

정형사는 순간 재빠른 동작으로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떼면서 속도를 줄이며 옆 차선으로 비켜 달렸다. 소나타엔 검정색 정장차림의 사내가 핸들을 잡고 있었다. 무턱대고 대로로 뛰어든 소나타 승용차는 주저함도 없이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차선을 비켜 피하긴 했지만 소나타의 상태로 봐선 언제 다시 달려들지 모를 기세였다. 정형사는 룸미러로 뒤쪽 상황을 힐끗 살폈다. 뒤에선 회색 그랜저가 고속으로 질주해오고 있었다. 정형사의 차가 속도를 줄이며 비틀거리고 있었지만 그랜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마치 정형사의 차를 들이받기라도 하려는 듯 속도를 줄이기는커녕 더 빠르게 질주해오고 있었다. 그러나 운전이라면 정형사도 만만치 않았다. 정형사는 핸들을 굳게 잡고 액셀러레이터를 힘껏 밟아 소나타를 추월해 지나갔다. 차가 급속히..

장편/포에버 21 2023.02.12

포에버 21 <50회> - 혼란스러운 공항 출국장 수색

"그래? 그럼 이젠 출국금지명령을 내려도 소용없겠네?" "네, 그렇대요. 벌써 비행기에 탑승했을 수도 있답니다." "자, 빨리 나가지!" 반장이 먼저 외투를 챙겨 들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조형사도 뒤질세라 반장 뒤를 따랐다. 공항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반장이 양형사를 호출해 공항으로 직접 오라고 지시했다. 이젠 운에 맡기는 수밖에 없었다. 손중선이 아직 비행기에 오르지 않았기를. 조형사는 자동차 지붕에 경광등을 달고 사이렌까지 울려가며 공항을 향해 곡예를 하듯 달려갔다. 하지만 워낙 거리도 멀고, 역시 서울은 교통혼잡이 보통이 아니라 생각만큼 차는 잘 빠져나가지 못했다. 경찰 사이렌을 울려도 길을 양보해주는 차는 별로 없었다. 아마도 그들은 경광등에 사이렌까지 울리는 경찰을 보고 괜히 차가 막히니까 저러..

장편/포에버 21 2023.02.11

포에버 21 <49회> - 시중에 떠도는 멀쩡한 프로그램

21장: 체포 조형사는 아침 일찍부터 반장을 애타게 기다렸다. 손중선에 대한 수사결과를 반장에게 보고하고 시급히 대책을 세워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손중선은 벌써 삼일째 집에도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도주의 우려까지 있었다. 그런데 반장은 출근시간이 지났는데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조형사는 마음이 조급해졌다. 반장이 한시간이나 늦게 출근했다. 조형사가 반장에게 급히 다가가 그동안의 수사결과를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반장님, 아주 일이 급하게 됐어요." "어떻게 됐는데?" "손중선일 조사해 본 결과 범인이라는 확증이 생겼어요." "그게 무슨 말이야? 차분하게 말해봐!" 조형사는 마음이 급해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손중선이 통장이..... 그 3억원이 들어있는 통장이 사실은 태산그룹..

장편/포에버 21 2023.02.08

포에버 21 <48회> - 신경전으로 실마리를 얻어내려는 형사

"정신 똑바로 차려!" "네." "권박사 입단속 잘 시키고. 애들 하나 붙여!" "넷!" "그리고 지하실 건은 어떻게 됐어?" "손중선 말입니까?" "그래." "저희들이 꽉 잡아놓고 있습니다." "그걸 지금 잘하는 짓이라고 나불대는거야?" "네?" "당장 풀어줘, 냄새맡기 전에!" "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회사에 들어온 형사나부랭이는 웬만하면 건드리지 말고. 지금 자네한테 간다니까 연막 잘 쳐야돼, 알았나?" "넷!" "돌아가면 즉시 보고하고!" "네!" 전화를 끊자마자 바깥에서 소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곽부장이 인터폰으로 무슨 일인지 알아봤다. 손님이 찾아왔는데 무턱대고 들어가려해 제지하고 있는 중이라는 대답이었다. 곽부장은 손님이 누군가 확인해보지도 않고 지시했다. "들어오시라고 해!..

장편/포에버 21 2023.02.06

포에버 21 <47회> - 이름 조회로 정박사 옛 연인 찾기

노트북 컴퓨터를 경찰청 전산자료실 메인서버에 연결했다. 새벽 이른 시간이라 연결이 꽤 빨랐다. 인물 검색 프로그램을 불러냈다. 검색 메뉴에서 이름란에 오혜진을 타이핑해 넣고 성별란에 여자, 생년월일란엔 1963년 12월 5일을 순서대로 타이핑했다. 생년월일과 이름이 같은 오혜진이란 여자는 1백23명이었다. 그 중에 주소지가 서울인 사람을 골라냈더니 모두 45명이었고, 그 중 본적이 홍천군 내촌면인 사람이 4명이었다. 범위를 꽤 좁힌 셈이다. 그러나 동찬은 이 4명 중에 정박사의 옛애인 오혜진이 없다면 헛수고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주소지와 본적지는 어디까지나 그의 짐작일 뿐이니까. 더 확실한 방법은 그녀의 동생이라는 오남수와의 공통분모를 찾는 것이었다. 그런데 오남수가 일곱 살에 양자로 갔다면 아무런 연..

장편/포에버 21 2023.02.02

포에버 21 <46회> - 조형사를 울컥하게 한 고아원 식사 풍경

"아이 엄마에 관한 내용은 기록이 안 돼있군요?" "여기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습니다. 부모는 바로 저하고 선생님들이죠." "그렇겠군요. 그러면 손중선, 아니 김경호씨 하고 이 아이 엄마하고는 남매간이겠군요?" "누나라고 들었어요." "네에." 조형사가 질문이 없자 잠깐동안 적막이 흘렀다. 잠시 후 조형사가 신상명세서를 훑어보다 눈에 들어오는 내용이 있어 원장에게 말을 꺼냈다. "아이가 정상이 아닙니까?" "아니요. 그렇다고 비정상이라고 볼 수는 없죠. 다리만 조금 불편한 정도니까." "아이를 좀 볼 수 있습니까?" "지금은 좀 곤란한데, 저녁 식사 시간이거든요." "그러면 먼 발치에서라도......" "좋습니다. 그럼 저를 따라오세요." 원장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 나갔다. 조형사가 그 뒤를..

장편/포에버 21 2023.02.01

포에버 21 <45회> - 손중선의 조카 주희를 찾아 고아원으로

민원실 현관을 나서면서 조형사는 리스트를 들여다봤다. 너무 막연했다. 이 시간에 이 많은 걸 어떻게 다 조사한단 말인가? 우선 급한대로 전화를 걸어보기로 했다. 손중선이란 이름을 그대로 쓰고 다녔을까? 고아원을 찾은 이유가 그냥 단순하게 봉사활동 수준일까? 아무런 확신이 없었다. 일단 부딪치는 수밖에 없었다. 차에 들어가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우선 가학동에 소재한 고아원부터 전화를 걸었다. 가학동엔 고아원이 한 군데 있었다. 상대편에서 전화를 받았다. "참사랑보육원입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 조형사는 망설였다. "네, 말씀하세요." "실례합니다만 사람을 좀 찾으려고 하는데, 원장님과 통화할 수 있을까요?" "제가 원장입니다만......" "아, 그렇습니까? 다름아니라,..

장편/포에버 21 2023.01.30

포에버 21 <44회> - 지점장과 은행 직원들의 수사 협조

"아닙니다. 은행에 무슨 문제가 생긴 건 아니에요." "그럼, 무슨.......?" "다름아니라, 뭣 좀 여쭤볼게 있어서요." "아 네에. 무슨......" "요즘엔 자기 통장에 입금시킬 때에도 실명 확인을 하게 돼있죠?" "물론이죠." "혹시 본인이 아니더라도 통장을 만들어 주거나 입금 처리해주는 경우도 있나요?" "네, 몇 가지 예금은 본인이 없어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자녀들 적금통장을 부모가 대신 만들어주는 경우라든가......" "아니, 그런 상식적인 얘기 말고요, 본인여부를 확인하지도 않고 보통예금이나 적금통장을 만들어 줄 수 있느냐는 얘깁니다." "원칙적으로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그럼 변칙적으론 가능하다는 얘깁니까?" 지점장은 형사가 던져놓은 올가미에 걸려든 기분이었다. 적잖이 당황스..

장편/포에버 21 2023.01.29

포에버 21 <43회> - 손중선의 계좌 추적에 나선 조형사

"그럼 그 어머니는 어떻게 됐나요?" "벌써 돌아가셨죠. 그 때가 아마 혜진이가 홍천을 떠날 때니까 15년도 더 됐을 거예요. 지 어머니 돌아가시자 마자 서울로 떴으니까요." "오혜진이 몇 년 생인지 알고 계신가요?" "글쎄요, 우리야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우리들 보다 3년 후배니까 63년생이나 64년생이겠죠." "네에......" 63년생이라면 정박사 컴퓨터의 암호와 맞아떨어진다. 암호가 '12051963' 이니까 뒤에 네자리 숫자가 연도라고 보면 암호는 오혜진의 생년월일일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영문이니셜 'JIN'도 오혜진의 이름끝자와 맞아떨어진다. "동생 오남수는 지금 몇 살이나 됐을까요?" "그 애가 양자로 갈 때가 일곱 살이었고 그 때 우리가 중학교 2학년 때니까, 열 다섯. 그러면 우리랑 여덟..

장편/포에버 21 2023.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