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요, 손중선을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또?" "네?" "또 있을 거 아냐?" "아 네........" 조형사는 말을 적당히 얼버무리면서 그제서야 재빠르게 수첩을 들여다봤다. "아, 맞습니다. 손중선 하고 경비원, 그리고 그 날 야근자들을 다시 세밀하게 조사하기로 했었죠." 반장이 조형사를 바라보며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반장이 아무리 그래도 조형사는 언제나 그래왔듯이 고양이 앞에 쥐모양으로 죽어들어갈 뿐 대들지는 않았다. 실제로 조형사의 덩치는 반장보다 두배쯤은 컸다. 반장이 무서워서가 아니었다. 윗사람에 대한 예의를 차리기 위한 것임은 물론, 조형사 본래의 성격이 모나지 않고 두리뭉실했기 때문이었다. 조형사는 그다지 화를 잘 내는 성격이 아니었다. 후배들 앞에서도 무게를 잡을 망..